드디어 수능만점 나오다!---거의 1년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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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구원 작성일 20-10-10 22:16본문
◎ Name:김민준독자님
◎ 2004/2/7(토) 10:36
드디어 수능만점 나오다!
제목: 거의 1년만인가요?
어제 수능을 치고, 아쉬움도 남지만 나름대로 홀가분한 기분입니다.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컴퓨터를 켜보네요.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 상당히 낯선 느낌이 듭니다.
수능 외국어는.. 만점입니다. 사실 수능 외국어 정도의 시험이라면 만점은 그리 자랑할 만한 것도 아닙니다만, 뉘앙스를 접하기 전보다는 접한 후 확실하게 실력이 많이 늘은 것입니다. 나름대로 그 결과를 확인받은 것 같아 기분은 좋네요.
고1 때 뉘앙스를 맨 처음 접했지요. 상당히 어리숙하게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거 꽤 두꺼운데,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요. 그 답변은 bkly님께서 이미 수없이 하신 것이기 때문에 굳이 제가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 그렇게 뉘앙스 잉글리쉬를 시작했지요.
정말 한 점의 보탬도 없이, 그때까지 제가 영어에 대해서 쌓아놓은 것은 알파벳과 중학교 1학년 수준의 아주 기초적인 단어들 뿐이었습니다. 이명건님의 글을 읽고 나름대로 용기를 얻은 다음, 권장 순서대로 읽었습니다. 영어를 거의 처음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읽어나가면서 큰 무리없이 이해할 수 있더군요. 쓸데없이 시간낭비를 하지 않았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때 다른 문법책 같은 것으로 시작했다면 한 챕터도 제대로 못 나가고 수없이 막히는 통에 포기해버렸을지도 모를 것입니다.
솔직히 맨 처음에는 뉘앙스의 예문도 좀 벅찼습니다. 사전 찾아가면서 읽다가, 문득 이렇게 일일이 찾다가는 1회독도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부터 사전은 잠시 치워두고 뉘앙스만 읽었습니다. 좌측의 예문과 우측의 설명을 병행했는데, 그 당시의 저는 좌측보다는 우측 페이지에 더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풍부한 예문보다는 자세한 설명이 저에게 더 필요했었습니다.
그런대로 수월하게 2회독한 후, 3회독할 때부터는 감이 좀 잡히더군요. 이전에는 Unit 1을 읽은 다음에 머릿속에 남는 것은 기본어와 설명어라는 단어 뿐이었는데, 가면 갈수록 그 개념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부쩍부쩍 영어 실력이 늘었습니다.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교과서도 이해할 수 있었고(어휘력의 부족 때문에 약간씩 사전의 도움이 필요하긴 했습니다만, 단어의미 추측 덕분에 글의 흐름을 잡는 데 방해가 될 정도까지 어휘력의 부족을 느낀 것은 아니었습니다.) 모의고사 지문의 뜻도 훨씬 수월하게 들어왔습니다.
처음에 듣기는 그냥 무작정 들었습니다. 그렇게 듣다 보면 잘 들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가면 갈수록 중간에 흐름을 한 번 놓치자 걷잡을 수 없이 말이 지나가더군요. 다행히 신청취에서 말하는 '철자 연상' 으로 이런 현상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자 부쩍 재미가 붙었습니다. 나중에는 영국 영어를 한 번 들어보고 싶어서 인터넷을 헤집고 다녔지요.(집에는 AFKN밖에 안 나오더군요.)
6회독을 하자 고3 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고3 때는 그렇게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은 편입니다. 그저 모의고사나 꾸준히 풀어 주면서,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에 오면 30분 정도 듣기를 한 것이 영어 공부의 전부입니다.
수능 볼 때.. 정말 떨렸습니다.
긴장하는 바람에 1교시 언어영역과 2교시 수리영역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게 치른 후, 3교시 사회탐구,과학탐구 시간에는 나름대로 평정을 찾아 차분하게 문제를 풀었습니다. 3교시가 끝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4교시 외국어영역 준비를 했습니다.
수능 보기 전에 가장 걱정했던 것이, 좀 오래 된 학교가 시험장으로 배정될 경우 방송 시설의 노후화 때문에 듣기에 잡음이 많이 섞이는 것이었습니다. '시험장 운이 따라야 한다' 는 것도 다 언어와 영어 듣기 때문이었지요.
다행히 제가 배정받은 학교의 방송 시설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언어 듣기가 깔끔하게 나오는 것을 보면서 그렇게 나쁜 시험장이 걸리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영어 듣기도 별로 긴장하지 않았는데, 순간적으로 1번 문제의 첫 번째 문장이 지나가는 것을 알아차리고 놀랐습니다. 성우들의 억양이 영국 영어와 정말 비슷하더군요. 그런 종류의 영어에도 나름대로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차분하게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놓쳐버린 첫 번째 문장은 다행히 답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것이었고요.
채점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이제 수능이 끝나고, 내일부터는 기말고사를 치러야 합니다. 기말고사를 치른 후 저자 직강을 들을까도 생각해 봤지만, 논술과 면접을 준비해야 하더군요. 직강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아쉽게도 다음으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입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던 영어의 관문을 무사히 넘기게 해 준 것에 감사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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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김민준 독자님이
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뒤로 많이 밀려가 못보신 회원님을 위해 다시 반응란으로 옮겼습니다.
많은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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